CE 2013년 7월 28일 일요일 아침. 편의점에서 김밥 한 줄로 아침을 대신하고 6시 20분경 집 건너편에서 우리두리산악회를 따라 포항 내연산으로 향하는 전세관광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도중 비가 내리기 시작한 청도휴게소에서 산악회가 준비한 시락국으로 아침을 보충하고, 다시 영천휴게소에 들렀을 때 까지는 비가 제법 왔었는데 비몽사몽간에 도착한 보경사 입구 주차장에서는 다행히 비가 그쳐 10시 40분경 바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주차장을 출발해 "벌떡주"라는 유별난 이름을 가진 주류가 연이어 전시된 상가거리를 지나 몇 분 만에 만난 "내연산 보경사"라고 쓰여진 일주문입니다. (10:46)
보물 제252호, 제430호, 제11-1호 등 보경사의 유적과 연혁을 알리는 안내표지판입니다. (10:47)
일주문에 연이어 있는 해탈문에 도달할 쯤에 만난 속이 텅빈 고목이 힘겹게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려옵니다. (10:51)
이곳 갈림길 이정표에서 일면식도 없는 우리두리산악회 일행들을 따라 문수암 방향으로 나아 갑니다. (10:53)
문수암을 향해 오르다가 어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계곡 전경인데 하단부에 보이는 폭포는 상생폭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11:17)
비오듯 흐르는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도착한 문수암 입구에서 만난 정감이가는 단촐한 출입문입니다. 절이든 교회든 성당이든 모스크든 자고로 종교란 탈을 썼으면 이처럼 형식보다는 내실을, 물질보다는 정신을 존숭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1:25)
문수암을 지나 문수봉으로 가다가 만난,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넘나물"이라고도 불리며 흔히 관상용으로 심는다는 "원추리"인데. 어린순을 나물로 먹고, 꽃을 중국요리에 사용하며 뿌리를 이뇨·지혈·소염제로 쓴다고도 합니다. (11:38)
"갈퀴나물"이라 한다는데 사진이 흐려 어느 종류인지는 구별이 불가한 듯 합니다. (11:40)
지난 번 광양 백운산 산행에서도 만났던,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마편초과의 낙엽활엽 관목으로 "개나무·노나무·깨타리"라고도 하며 냄새가 고약하여 "구릿대나무"라고도 불리는 "누리장나무"인데, 어린 잎은 나물로 먹고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는다고 합니다. 생약의 해주상산(海洲常山)은 잔 가지와 뿌리를 말린 것인데, 한방에서 기침·감창(疳瘡)에 사용한다고도 합니다. (11:43)
문수암을 지나고 얼마를 더 가파른 길을 오른 후 부터는 문수봉 직전 백 수십미터 구간을 제외하고는 삼지봉에 이를 때까지 거의가 평탄한 산책길 같은 편안한 숲속길이 이어집니다. (11:43)
이곳 갈림길 이정표에서 문수봉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11:55)
어느 무명씨의 무덤 앞에서 만난 "비비추"입니다. (11:57)
아래 위 두 녀석은 화왕산에서 자주 만났던, 햇볕이 잘드는 산기슭에서 자라는 산형과의 세해살이풀로 "산기름나물·참기름나물"이라고도 불리는 "기름나물"입니다. 어린 잎은 식용하고. 한방에서 감기·기관지염·해소·중풍·신경통 등에 처방한다고 합니다. (12:02)
해발고도 628M에 불과한 문수봉이지만,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 상의와 모자가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12:04)
조금 전에도 만났던 "비비추"가 무리지어 있어 사진에 담아 봅니다. (12:09)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어린 잎은 먹고 관상용으로 많이 심으며, 민간에서는 풀 전체를 중풍·방광염 등의 치료에 약재로 쓴다는 "꼬리풀"의 한 종류인듯 한데 "산꼬리풀"이라는 이도 있습니다. (12:09)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 자라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어린순을 나물로 먹고, 한방에서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를 전체를 용아초(龍芽草)라는 약재로 쓰는데, 지혈제로 소변출혈·자궁출혈·각혈·변혈 등 각종 출혈 증상에 사용한다고 하고. 유럽에서는 이와 비슷한 종을 만성인두염·설사·간장통·신장결석·담석증 등에 사용한다는 "짚신나물"입니다. (12:11)
쌍떡잎식물 합판화군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어린순은 식용하고 한방과 민간에서 황달, 통경, 중풍, 고혈압, 산후복통, 토혈, 폐렴 등에 약제로 쓴다는 "등골나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12:14)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풀로 "산고들빼기"로도 불리는 "산씀바귀"인데, 이른 봄에 뿌리와 어린 싹을 나물로 먹는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른 후 보니 잎줄기가 줄기를 감싼 것은 고들빼기 종류인데 수술이 검은 것은 씀바귀 종류이니 헷갈립니다. (12:18)
거무나리코스로 진행하지 않고 계속 직진해서 삼지봉에 들렀다가 미결등코스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12:29)
쌍떡잎식물 합판화군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어린순을 "취나물"이라고 하며 식용하는 "참취"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12:33)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식물이라 뿌리줄기를 살충제로 사용하며 민간약으로도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 늑막염에 걸렸을 때 달여 먹으면 최토작용을 일으켜 모든 농즙을 토해내고 치유되므로 "늑막풀"이라고도 부른다는 "여로"인데 사진이 흐립니다. (12:39)
삼지봉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잠시 쉬다가 진행 방향으로 나아가 영천휴게소에서 준비한 충무김밥[?]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는 천도복숭아 두 개를 먹고 나홀로 먼저 보경사 계곡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12:44)
쌍떡잎식물 노박덩굴목 노박덩굴과의 낙엽 덩굴식물로 "메역순나무"로도 불리는 "미역줄나무"도 삼지봉 정상부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12:45)
우리나라 각처의 산에서 흔히 자생하는 쌍떡잎식물 앵초목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잎은 식용으로도 쓰인다는 "큰까치수염"도 만났습니다. (12:51)
쌍떡잎식물 진달래목 노루발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로 "노루발풀"로도 불리는 "노루발"인데 한방에서 줄기와 잎을 단백뇨에 처방하고 생즙은 독충에 쐬었을 때 바른다고 하는, 사계절 푸르름을 간직해서 황량한 겨울산행에서 만나면 더욱 반가운 우리 산야초입니다. (12:57)
쌍떡잎식물 꼭두서니목 마타리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뚜깔"이라고도 불리우는 "뚝갈"도 오랫만에 만난 것 같습니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고 한방에서는 뿌리를 패장(敗醬)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열로 인한 종기와 맹장염의 소염·배농 작용을 하고 어혈로 인한 동통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12:57)
연이어 축대가 있는 걸로 보아, 혹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니라면 산행 지도 상에 마을터로 표시된 지역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예전엔 이런 깊은 골짜기까지 사람들이 살았어도 자연과 더불어 잘 살아왔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 가끔 분통이 터질 때가 있습니다. (13:39)
마을터라고 추정되는 곳에서 만난, 뱀목 살무사과의 파충류인 "살모사" 새끼[?]를 만나 기념사진을 남겨봅니다. 잘 날지 못하는 산새 새끼를 만난 후 처음 만나는 움직이는 생명체라 반가왔습니다. (13:45)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독초인 "삿갓나물"이라고도 불리워지는 "우산나물"인데 어린순을 나물로 먹으며 관상초로 심는다고도 합니다. (13:51)
계곡길을 계속해서 홀로 걷다 두 번 째 만난 "살모사"인데 이번 녀석은 아주 어린 새끼입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란 옛 말처럼 앞 녀석과 마찬가지로 이 녀석과도 아주 짧은 만남 후에 이별을 고하고 돌아섭니다. 나홀로 한 두시간 정도 산길을 걷는 것은 예사인데 오늘은 어두침침하고 습하면서도 물이 귀한 계곡길을 걸어서 그런지 외로움이 몰려오던 차에 만난 녀석들이라 더욱 반가왔습니다. (13:56)
내연산 삼지봉 부근에서 홀로 점심을 먹고 일행들보다 먼저 자리를 떴는데, 출발하자마자 만난 산행객들을 빼고는 이곳 이정표까지 약 1시간이 지나도록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해 혹 길을 잘 못 들었나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이곳 이정표 인근에 이르니 건너편 목재계단 등으로 잘 다듬어진 등산로에 많은 산행객들이 보여 바로 개울을 건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14:05)
목재계단을 지나자 연이어 나타난 출렁다리를 사진에 담아봅니다.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며 떠드는 철 없는 어른들을 보느라 길게 줄지어선 인파로 진행이 더딜 지경입니다. (14:09)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큰노루오줌"이라고도 불리우는 "노루오줌"인데, 어린 순은 나물로 하고 포기 전체를 약용한다고 합니다. (14:15)
여성의 음부를 닮았다하여 예전엔 음폭(陰瀑)으로 불리다가 언제부턴가 비슷한 의미인 은폭(隱瀑)으로 불리워졌다는 "은폭포"입니다. (14:23)
보경사 계곡을 오락가락 하면서 내려오다 길가에서 만난, 외떡잎식물 천남성목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뿌리줄기는 독성이 대단한데 그 독성을 약화시켜 약재로 이용한다고 하는 "천남성"이 열매를 맺고 있었습니다. 거담작용이 강력하여 중풍과 고혈압으로 사지마비·구안와사(口眼喎斜: 입과 눈이 한쪽으로 틀어지는 걱)·반신불수·현훈(眩暈: 어지러움.) 등을 일으킨 데에 많이 쓴다고 합니다. (14:34)
관음폭포 뒷편의 기암절벽입니다. (14:42)
보경사 계곡의 12폭포중 경관이 빼어난 두 곳 중의 한 곳인 "관음폭포"입니다. 길이 막힌 것 같아 계곡을 좌우로 건너다니다보니 오른쪽 위의 다리를 건너지 않고 맞은편 목재 계단을 이용해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마른 장마라 대체적으로 계곡의 수량이 적어 약간은 아쉬웠습니다. (14:43)
1984년작 영화 "산딸기2"의 선우일란이란 여배우를 생각나게하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관목으로 "나무딸기·산딸기나무·흰딸·참딸"이라고도 불리우는 "산딸기"인데 열매는 식용하거나 약으로 쓴다고 합니다. (14:44)
이번엔 보경사에서 보면 계곡 오른쪽 길을 내려오다가 계곡 맞은편 절벽을 사진에 담아 봅니다. (14:45)
나뭇가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이 폭포는 이름처럼 "잠룡폭포"인 듯 합니다. (14:46)
방향을 잘 못 잡은 듯 한 "보현폭포"입니다. (14:54)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장미목 돌나물과의 여러살이풀인 "기린초" 인데, 연한 순은 식용으로, 줄기, 뿌리, 잎은 한약재로 쓰인답니다. (14:55)
내연산 12폭포 중 가장 아랫쪽에 위치한 "상생폭포"인데 하류인 이곳에서도 수량이 부족한 걸 보면 남부지방의 마른 장마가 심각한가 봅니다. (14:58)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잎 밑 부분에 있는 주아가 땅에 떨어져 발아한다는 "참나리" 인데, 한방에서 비늘줄기를 약재로 쓰는데, 진해·강장 효과가 있고, 백혈구감소증에 효과가 있으며, 진정 작용·항알레르기 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15:00)
시간이 없는 줄 알고 보경사 경내엔 들르지 않고 앞의 송림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15:30)
바로 뒤에 숨어있는, 처음 소개 드렸던 속이 텅빈 고목과는 달리 이 나무는 속을 인위적으로 채운것 같습니다. 정작 나무 자신이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15:31)
보경사가 가까와 올 즈음 계곡물에 잠시 발을 담갔다고 5시간 정도 걸려 주차장에 도착하니 일행 중 많은 이들은 알탕을 한다고 아직 도착하지 않았답니다. 주차장 부근에서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가 5시가 지날 무렵 가까운 식당에서 산악회에서 준비한 비빔밥에다 소맥 두 어잔 곁들여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처음 합류한 우리두리산악회의 오늘 산행 인원이 휴가철이라 그런지 28명 밖에 되지 않아 적자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 보면서 친구하자는 토끼띠 12월생 한양조씨와 다음부터는 동생으로 불러달라는 넉살좋은 코만도란 애칭을 가진 이 등 다른 산악회와는 조금 느낌이 다른 것 같았습니다. 돌아돌 때엔 노래방을 연답시고 내내 노래를 불러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은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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