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여행

소백산 겨울산행 (2014.01.04)

일체유심조왈 2014. 1. 7. 16:10

檀紀 4346年 섣달 초나흗날 卯時가 기울 즈음인 지난 2014년 1월 4일 토요일 오전 6시 30분경 집 인근에서 소백산 산행을 위해 백운등산클럽에서 운행하는 대성고속관광 72바 8076호 전세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도중 동명휴게소에 들러 사온 충무김밥으로 버스 내에서 급히 아침을 해결하고 눈을 붙입니다.  "사람은 시간 속을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  숨가쁘게 오가는 시간 속에 공연히 부산한 건 세월이 아닌 바로 나일 뿐" 이라는데 내가 그처럼 공연히 부산한 건 아닌지......

 

 죽령탐방지원센터에서 내려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전 10시 20분이 가까와질 무렵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곳 죽령탐방지원센터에서 소백산 천문대가 위치한 연화봉 직전까지는 포장도로라는데 노면이 온통 얼어있어 출발부터 아이젠을 착용해야만 했습니다. 후미에서 출발해 앞 선 이들을 열심히 추월하느라 이마에 땀이 맺히고 숨이 가파올 무렵 멀리 제2연화봉의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10:44)

 

 이곳 갈림길 이정표에서  강우레이더관측소에 들러지 않고 바로 연화봉으로 방향을 잡고 나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11:30)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설치된 제2연화봉 아래 갈림길에 서 있는 커다란 표지석입니다. (11:31)

 

 강우레이더 관측소 뒷편 응달엔 약하나마 상고대가 남아있어 함께 사진에 담아 봅니다. (11:36)

 

죽령 방향에서 강우레이더 관측소를 좌로 돌아 전망대로 보이는 공터에 설치된 탐방로 안내도입니다. 이곳에서 내피를 꺼내 입고 귀마개도 착용하고서 연화봉을 향해 나아갑니다. (11:41)

 

제2연화봉 인근 전망대에서 바라본 소백산 능선인데 가까운 우측이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이고 멀리 제1연화봉 더 멀리 오른쪽이 소백산 정상이자 목적지인 비로봉입니다. (11:41)

 

제2연화봉 인근의 전망대에서 뒤따라 도착한 커플의 손을 빌려 멀리 연화봉[천문대]과 비로봉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11:43)

 

 

산행로 도중의 옅은 상고대[?]를 역광으로 담은 모습입니다. (12:00)

 

한 참을 걸어 도착한 연화봉 직전의 소백산 천문대 지붕 뒷편의 상고대가 나그네를 반겨 줍니다. (12:09)

 

소백산 천문대 건물입니다. (12:11)

 

천문대의 어느 건물 앞 계단에 걸터앉아 준비해간 김밥을 먹고 소시지 안주에 소주 한 잔, 따끈한 커피까지 마시며 20여 분을 쉰 후 돌아본 강우레이더 관측소 원경입니다. (12:36)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제2연화봉이고 높이 솟은 구조물은 아까 지나쳐온 소백산 강우레이더 관측소입니다. (12:38)

 

천문대와 지척인 연화봉 정상에서 바라본 천문대와 멀리 제2연화봉의 소백산 강우레이더 관측소입니다. (12:44)

 

잠시 줄을 서서 기다린 후에야 연화봉 정상 표지석과의 짧은 만남이 허여(許與) 됩니다. (12:45)

 

해발고도 1,383M의 연화봉 정상부에 설치된 이정표를 따라 10여 리 남짓한 비로봉을 향해 계속 나아갑니다. (12:46)

 

앞은 제1연화봉이고 오른 쪽 뒷편 중 우측[앞] 일부분 만 하얀 봉우리가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입니다. (12:47)

 

눈 쌓인 호젓한 산길을 홀로 걸으면서 "大衆속의 孤獨"을 뇌까려 봅니다. (12:53)

 

都市人 나그네의 싫지않은 孤獨은 여기서도 계속되나 봅니다. (13:03)

 

제1연화봉 직전의 고갯길입니다. 여러 사람이 비닐을 뒤집어쓰고 식사를 하는 모습들이 종종 눈에 띄어 이채롭습니다. (13:13)

 

겨울의 소백산인데도 상고대나 설화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나 봅니다. 비로봉 정상이 꽤나 가까와졌습니다. (13:14)

 

뒷편 우측 소백산 비로봉을 지나 국망봉 가는 능선과 봉우리가 더 하얀 것 같습니다. (13:20)

 

해발고도 1,394M의 제1연화봉임을 알리는 갈림길 이정표입니다. (13:23)

 

약 3~4분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무릎까지 빠지는 길을 겨우 기다시피해서 도착한, 잡목 속에 쌓인 조그만 바위로 된 제1연화봉 정상에서 바라본 소백산 천문대와 연화봉 뒤로 제2연화봉의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점점 멀어져 갑니다. (13:27)

 

같은 장소에서 바라본 비로봉 정상입니다. (13:27)

 

나처럼 뭔가 있나 확인하러 뒤따라온 듯한 두 남자 산행객 중 한 명의 도움으로 표지석 하나 없는 제1연화봉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비로봉으로 바로 출발합니다. (13:29)

 

소나무 뒷편의 조그만 바위가 방금 지나온 제1연화봉 정상입니다. (13:31)

 

"연리목"이란 표지판은 눈에 묻혀 잘 보이지 않습니다. (13:36)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13:48)

 

속이 비고 뒤틀어진 고목을 설원과 함께 담았습니다. (14:01)

 

이젠 천문대와 연화봉도 멀어져 가고 제2연화봉의 강우레이더 관측소는 까마득히 멀어져 갑니다. (14:11)

 

오른쪽 봉우리가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입니다. 小白이란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눈이 부족해 많이 아쉽습니다. (14:11)

 

천동삼거리의 갈림길 이정표입니다. 10여 년 쯤 전 언제인가 첫 방문 때에는 천동주차장에서 이곳 갈림길 이정표를 거쳐 정상인 비로봉에 들렀다가 다시 돌아와 연화봉을 거쳐 희방사로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능선길 내내 하얀 눈만 밟은 것 같습니다. (14:14)

 

비로봉 인근의 주목 군락지와 복원지입니다. (14:18)

 

주목 군락지 오른쪽으로 비로봉 가는 계단길엔 산행인들이 제법 보이지만 오전에 비하면 숫자가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14:18)

 

주목 뒤로 아쉬우나마 설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14:23)

 

주목감시초소에사 바라본 정상부 전경입니다. 중간의 데크에도 들렀다 정상으로 향합니다. (14:24)

 

물이 있나 싶어 잠시 들렀다 돌아온 주목감시초소입니다. 주산행로로 돌아오는 계단 길에 어느 산행인이 건네주는 생수를 맛있게 흡입합니다. (14:24)

 

모진 세파를 견딘, 어리지만 강건해 보이는 주목을 사진에 담아 봅니다. (14:26)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에서도 줄을 선 후에야 표지석과 조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14:37)

 

 비로봉 정상의 갈림길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비로사]삼가주차장 방향으로 내려옵니다. (14:38)

 

 비로봉에서 돌아본 능선입니다. 앞이 제1연화봉이고 가운데 희미한 곳이 연화봉과 소백산 천문대, 멀리 제2연화봉과 소백산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보입니다. (14:38)

 

 위-아래 사진은 비로봉에서 바라본 국망봉 방향 능선입니다. (14:39)

 

 비로봉에서 비로사로 내려오는 일부 구간은 급경사인데다 눈이 녹아 질척거리기까지해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했습니다. 한참을 힘겹게 내려오다 만난 산새를 사진속으로 불러보았는데 사진이 선명칠 않습니다. (14:49)

 

 나뭇가지 사이로 돌아본 비로봉 정상부가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있었습니다. (15:07)

 

내려오는 길에 만난 나무인데 "연리목"이란 이름 보다는 "연인송" "짝짓가하는 소나무"[초등학교 저학년용]로 불러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木이란 본디 죽은 나무 혹은 넓은 의미의 개념으로 쓰이는 말이고 樹는 살아있는 나무를 가리키는 말이니 연리목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란 생각이 듭니다.  (15:16)

 

 해발고도 1,000M를 가리키는 어느 갈림길 이정표입니다. 비로봉이 1,439.5M이니 그새 거리로는 1.9Km, 고도로는 약 400여 M를 내려온 셈입니다. (15:16)

 

 이젠 질척거림이 좀 덜해져 걷기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15:22)

 

 이곳 이정표 직전의 어느 벤치에서 아이젠을 벗어 개울물에 씻은 후 손에 들고서 목적지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15:42)

 

 비로사 일주문을 곁눈질로 흘끔 보고는 그냥 지나쳐 삼가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15:51)

 

주차장 입구의 대형 안내도입니다. 이곳에서 산행을 마친 후 주차장 한 켠에 세워진 표지판을 따라 몸풀기 운동을 한 후 뒷풀이에 참석합니다. 아까  주목감시초소 계단에서 甘露 같은 生水를 주었던 젊은이[?] 두 명 등과 합석해 산악회에서 준비한 두부와 김치, 묵을 안주로 막걸리를 마시면서 情을 나눕니다. 베낭에서 삶은 계란과 곳감을 꺼내 놓으니 좋아들 해 술 맛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소백산 방문인데  따뜻한 날씨 덕분에 칼바람을 피해 산행하기엔 좋았지만 설화와 상고대를 만나지 못한 아쉬음이 남기도 합니다. 17Km 정도의 거리를 점심시간 포함하여 약 6시간 정도[16시 15분경 산행종료] 걸려 거의 나홀로 걸어온 셈이 되었습니다. 아까의 합석한 젊은이들 外에도 옆자리에 탑승해 오는 내내 얘기를 나눈 반도기계 전하익 대표님 등 많은 이들을 순수하게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한 것 같아 나는 山行이 좋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