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지산 처녀산행 (2014.01.18)
檀紀 4346年 섣달 열여드렛날 辰時를 한 식경[食頃] 쯤 지날 무렵인 지난 2014년 1월 18일 토요일 오전 7시 30분경 집 인근에서 민주지산 산행을 위해 유하산악회에서 대절한 오색고속투어 경남72바 5852호 전세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산악회에서 준 떡 한 조각으론 부족해 도중에 들른 남성주[?] 휴게소에서 떡만두 라면으로 아침을 보충한 후 충북 영동의 물한계곡 입구에 도착해 10시 50분경, 이젠 지쳐가는 내 삶의 가장 중요한 활력소의 하나가 된 나만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위 사진은 오늘 산행의 기점이자 종점인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의 물한계곡 입구 주차장 인근의 표지석과 장승들입니다. 이 장승들은 수 십개 정도가 저마다의 개성있는 모습으로 계곡 입구 곳곳에 서 있었습니다. (10:50)
주차장 인근의 자그만 사찰인 황룡사 옆 계곡을 가르는 황룡교를 지나는 산행객들입니다. (10:58)
이곳 잣나무 숲 갈림길에서 아이젠을 착용한 후 오른 쪽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11:13)
산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가늘게 날리던 눈발이 급경사 오르막길을 힘들게 올라 만난 각호산 갈림길에서 좌회전해서 민주지산 방향으로 능선을 탈 땐 칼바람으로 다가와 잠시 바람이 없는 등산로에서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12:15)
오늘 함께한, 지난 해 합천의 허굴-금성-악견산 산행에서 처음 만나 지난 백운산 산행에서도 함께 했던 온리원이란 닉네임의 젊은 산벗입니다. (12:16)
눈발을 동반한 칼바람에 모두들 잔뜩 움츠린 모습입니다. (12:26)
당초 예정과는 달리 이곳 무인대피소를 지나 민주지산으로 향했습니다. 각호산 갈림길에선 방한장갑을 꺼내서 착용하고 이곳에선 내피를 챙겨입고 산행을 계속합니다. (12:41)
민주지산 정상이 지천인가 봅니다. (12:41)
해발고도 1,241M인 민주지산 정상에 도착하니 바람이 잔잔해져 여유있게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12:53)
약간의 설화만이 보일 뿐 제대로된 상고대나 눈꽃 구경은 힘들었습니다. (12:53)
정상 인근의 갈림길 이정표가 다음 목적지인 석기봉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12:57)
마땅히 식사를 할 장소도 없어 주린 배를 달래면서 눈 덮힌 산길을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13:40)
석기봉 정상부가 가까와질수록 산세는 험해져 곳곳에서 로프를 의지해야 했습니다. (13:46)
지천인 석기봉 정상부가 하얀 눈이불을 덮고있는 듯 설경을 연출합니다. (13:52)
마지막 구간을 열심히 오르고있는 산행객들입니다. (13:54)
석기봉 정상에서 돌아본 민주지산 방향 능선은 운무에 가려 시야가 좋질 않았는데 정상부엔 능선보다 더한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13:55)
해발 1,200M의 석기봉 정상에서 칼바람을 맞으면서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13:59)
한 번 더 기념삿을 남기고 곧 자리를 뜹니다. (13:59)
석기봉 정상에서 돌아본 민주지산 방향의 능선은 온통 운무에 가려 시야 확보가 되질 않았습니다. (14:01)
석기봉 정상부를 돌아본 모습입니다. (14:06)
석기봉 바로 아래 정자에서 선 채로 김밥을 나눠 먹고는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도 없이 삼도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 돌아본 석기봉 입니다. (14:27)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의 삼도에 걸쳐 있는, 오늘 마지막 방문할 봉우리인 삼도봉이 가까와 집니다. (14:35)
삼도봉에 도착해 돌아본 능선입니다. 바로 뒤의 뾰족한 봉우리는 석기봉이고 우중간 멀리 솟은 봉우리가 민주지산 정상부입니다. (14:46)
백두대간 삼도봉의 위치와 유래 등을 표시한 안내표지판입니다. (14:46)
삼도봉 정상부에 설치한 조형물 뒤로 석기봉과 민주지산을 연결하는 능선이 펼쳐집니다. (14:47)
삼도봉에 설치된 이정표가 지나온 민주지산이 4.3Km 거리임을 말없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14:48)
삼도 상징 조형물의 전북 무주군 방향에서 기념사진을 남겨봅니다. (14:49)
같은 장소에서 한 번 더 추억만들기를 시도한 후 슬슬 하산할 준비를 합니다. (14:49)
이번엔 조형물 오른 쪽 뒷편으로 석기봉과 민주지산을 담아 봅니다. (14:50)
이곳 삼마골재에서 갈림길 이정표가 가리키는 황룡사 방향으로 좌회전해서 하산합니다. (15:05)
삼도봉은 멀어져 가고 이제 황룡사가 얼마남지 않았나 봅니다. (15:42)
수 십미터는 족히 되어보이는 잣나무숲을 올려다보면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어 봅니다. (15:42)
오늘 처음 만난듯한 햇살을 잣나무 숲속으로 불러들입니다. (15:42)
한 바퀴를 돌아 아까의 그 잣나무숲 입구 갈림길 이정표로 회귀했습니다. (15:45)
오전 11시경 지나갔던 구름다리에 다시 돌아와 기념사진을 남겨봅니다. (15:56)
황룡사 뒤켠의 삼성각입니다. (15:57)
황룡사 대웅전과 앞뜰입니다. (13:58)
주차장 직전 가게에 들러 어묵국에 동동주 한 잔 나누고 이곳 물한계곡 입구 주차장으로 내려와 산행을 마감합니다. 삼마골재에서 이곳 주차장까지의 하산코스가 너무 편안해 쉬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버스에 짐을 내려두고 온리원님과 막걸리 한 잔 더 하러 주차장 옆 가게에 들렀다가 마창가자山산악회의 홍마대장님과 유하산악회 일행들과 합류해 두부김치를 안주삼아 노란 빛깔의 달콤한 맛의 밤막걸리를 거나하게 마시고서 산행종료 시간인 5시 직전 버스에 탑승합니다. 도중 김천인가에 들러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집으로 향합니다. (16:03)
밤 9시 직전 집에 도착할 때 쯤 건너편 산 위에 걸린 둥근 달이 나그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밝혀주려는 듯 휘영청 밝기도 합니다.
달
가슴을 앗아버린
그 꽃은 아닐지어도
긴 밤 홀로 하얗게
그대 빈 뜰을 비춘다.
이루지 못한 사랑도
아름답지 않은가
-이 원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