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와 찾은 구룡, 관룡산 (2012.09.02)
참으로 무더웠던 그래서 더욱 더 힘들고 길게만 느껴졌던 8월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기억속으로 희미하게 침잠해가나 봅니다. 9월의 첫 번째 일요일인 지난 2일엔 전 날의 음주 덕분에 시골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서 잔 정(情)이 많은 둘째와 모처럼만에 가까운 관룡산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11시를 지난 시간에 옥천 계곡에 도착했더니 때늦은 피서객들로 인해 주차할 곳이 없어 관룡사까지 올라가 사찰 바로 앞 주차장에 주차를 시키고서 산행을 시작하려니 11시 반이 가까와 오는데 날씨도 제법 더운것 같습니다.
관룡사 입구에선 둘째 현준입니다. 자청해서 산행을 왔는데도 얼굴이 잔뜩 부어있는 모습입니다. (11:30)
"가시덩굴 여뀌" 혹은 "사광이 아재비"로도 불리우는 "며느리 밑씻개"가 앙증맞게 작은 꽃을 예쁘게 피우고 있었습니다. 11:32)
관룡사에서 바로 오른쪽의 개울을 건너려니 주변에 "물봉선"이 많이 보입니다. (11:33)
"도둑놈의 갈고리"인지 "큰도둑놈의 갈고리"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길가에서 가끔 만날 수 있었습니다. (11:34)
"이삭여뀌'도 빨간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11:34)
외롭게 서 있는 부도 옆에서 현준이의 기념사진을 찍어 줍니다. 지난 번 연이은 태풍으로 여러 곳에 고목들이 쓰러져 있었고 산행로 주변엔 잔 가지들과 나뭇잎들이 어지러이 뒹굴고 있었습니다 (11:40)
산행로 주변에서 만난 "삽주"인데, 곧 하얀 꽃을 피울 겁니다. (11:44)
잎 모양이 단풍잎을 닮아 이름 붙여진 "단풍취"도 하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11:51)
"뚜깔"로도 불리우는 "뚝갈" 역시 하얀 꽃 송이를 달고 있습니다. (11:53)
능선에서 내려다 본 관룡사 원경입니다. 건너편에는 용선대도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 옵니다. (12:09)
역시 능선에서 미리 본 병풍바위 전경입니다. 사진 제일 뒷편의 관룡산으로 해서 용선대 방향으로 돌아올 생각입니다. (12:09)
신발끈을 고쳐 매고 있는 현준입니다. (12:10)
산행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며느리밥풀꽃"입니다. 이 꽃에 얽힌 슬픈 이야기를 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12:27)
이날 창녕의 최고 기온은 섭씨 31도라더니 벌써부터 둘째의 티가 땀에 흠뻑 젖어 가고 있습니다. (12:27)
능선에서 모진 풍파에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소나무"를 사진에 담아 봅니다. 우리네 인생도 이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12:35)
병풍바위를 배경으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동생에게 전화를 하고 있는 현준입니다. (12:40)
"참취"도 종종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부러진 가지 등이 널려 있는 걸로 보아 태풍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2:53)
"뚝갈"네 가족 사진입니다. (12:5
눈이 부시도록 노란 꽃을 화사하게 피우고 있는 "마타리"입니다. (12:55)
구룡산 정상의 갈림길 이정표(표지목) 앞에 선 현준입니다. (12:56)
천연동굴인 굴덤엔 누군가 켜 놓은 촛불이 아직도 타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처음만난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나비나물"입니다. (13:04)
"짚신나물"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13:05)
언뜻 물봉선을 닮아 알아보았더니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로서 산기슭의 습지에서 자란다는 "노랑물봉선"인데 역시 초면 입니다. 13:06)
주위에서 흔히 대하는 "고마리"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13:06)
역시 첫 번째 조우인데 "산꼬리풀"인지 "긴(큰)산꼬리풀"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13:06)
"등골나물"인지 "서양등골나물"인지 잘 구분이 가질 않습니다. 하도 외래종이 많아서 구별이 쉽질 않습니다. ((13:07)
위의 (긴/큰)산꼬리풀"입니다. 자연동굴인 굴덤 앞 좁은 장소에서 여러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늘 만났던 "천남성"을 만나지 못해 약간 아쉽긴 하지만 다양한 야생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13:08)
둘째도 이젠 기분이 많이 나아졌나 봅니다. (13:08)
"단풍취"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아 봅니다. (13:10)
버섯의 모양이 특이하여 사진에 담아 왔는데 이름이 "큰갓버섯"이며 식용이라고 하는데 독버섯인 "독큰갓버섯"과는 잘 구별해야 할 듯 싶습니다. (13:20)
"산골무꽃"인줄 알았더니 "산박하"라고 합니다. 꽃이 피는 시기는 산박하가 늦다고 합니다. (13:23)
쌍떡잎식물 합판화군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어린 순을 취나물이라고하며 식용하는 "참취"입니다. (13:24)
관룡산 정상의 표지석과 함께 한 현준입니다. (13:29)
표정이 한결 밝아진 둘쨉니다. 물 외엔 따로 음식을 준비해 오지 않아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합니다. (13:29)
관룡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곧바로 용선대를 거쳐 관룡사로 하산합니다. (13:29)
관룡산 정상의 헬기장에서 늘 만나는 "마타리"입니다. (13:30)
바로 옆에서 만난 "짚신나물"입니다. (13:30)
"뚝갈"도 곳곳에서 만났습니다. (13:58)
관룡산의 관룡사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 옆에선 현준입니다. 스포츠 음료는 동이 났고 얼음물은 얼음이 잘 녹지를 않아 애를 태웁니다. (14:07)
아들의 권유로 부신 눈을 지긋이 감고서 석불 옆에 서 봅니다. (14:08)
관룡사 경내에서 만난 "상사화"인데 아마 지난 번 태풍으로 줄기가 부러졌나 봅니다. (14:21)
관룡사 대웅전과 병풍바위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 현준입니다. (14:21)
배가 고파 점심을 먹기위해 옥천골 청국장집으로 향하다 길가에서 만난 "고구마꽃"입니다. 올 봄 부터 만나려고 애를 썼는데 돌아오는 길가에 고구마 밭이 있길래 운전하면서 곁눈질로 보았더니 꽃이 눈에 띄어 잠시 길가에 정차시켜 놓고서 얼른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14:37)
오늘은 짧은 거리를 3시간 가까이 느릿느릿 걸었지만 심신이 지쳐있는 탓인지, 오랫만의 산행이라서 그런지, 아님 연이은 음주 탓인지 꽤나 힘이 든 산행이었습니다.
청국장집에 들러 둘째가 좋아하는 부침개에 동동주 한 잔 하면서 청국장 비빔밥으로 주린 배를 채우고서 시골로 돌아왔습니다. 이른 저녁 식사 후에 새로운 보금자리인 창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추억속으로 묻혀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