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과 찾은 南德裕山 (2015.12.26)
실로 오랫만에 친구와 함께하는 산행을 시작합니다. 2009년 처음으로 남덕유산을 찾았을 때에도 이 친구와 함께 했었는데 세 번 째 방문인 오늘도 코스만 달리할 뿐 동행인은 같은 벗 東明이 입니다.
영각사 아래 주차장에서 하차해 산행을 시작합니다. (09:48)
대개 영각사엔 들르지 않고 좌측편으로 진행하다 오른편의 부도를 보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09:58)
동지를 지난 한 겨울인데도 계류는 맑은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어 잠시 계절을 망각하게 됩니다. (10:16)
얼마나 진행했을까 슬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설화인지 상고대인지가 일행을 맞아줍니다. (11:09)
영각재에 도착해서 왼편으로 능선을 따라 진행하는데 이제서야 몰아치는 북풍으로 겨울의 한가운데 와 있음을 실감합니다. (11:10)
방금 지나온 가파른 철계단을 돌아보며 잠시 숨을 고릅니다. (11:20)
진행 방향인 남덕유산 정상부는 산무에 가려 좀체 그 모습을 허락하질 않고있습니다. (11:29)
이제 조금만 더 진행하면 남덕유산 정상이 산객들을 맞아 줄 겁니다. (11:31)
오늘 모처럼 함께한 오랜 벗 동명입니다. (11:35)
몰아치는 삭풍에 얼굴이 빨갛게 익었습니다. (11:36)
산행 초입엔 눈 구경을 못할거라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나 봅니다. 상고대를 배경으로 한 번 더 사진을 남깁니다. (11:36)
풀꽃향기님은 낭군님을 버리고 앞서가다 어느새 산무속으로 휑하니 바람과 함께 사라집니다. (11:40)
모처럼만에 만난 상고대를 다시 담아봅니다. (11:49)
먼저 도착하신 엔돌핀님에 이어
세 번 째 찾은 남덕유산 정상에서 몰아치는 거센 바람을 맞으면서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11:52)
바로 옆의 정상부 이정표 갈림길에 선 동명이 친굽니다. (11:53)
월성치 방향으로 내려가다 설경을 배경으로 한 컷 (11:54)
한 번 더 사진을 남기는 벗입니다. (11:54)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저도 잠시 설원의 주인공이 되어봅니다. (11:55)
상고대로 얼어붘은 이곳 이정표에서 삿갓봉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친구와 발길을 재촉합니다. (12:01)
짙은 산무로 시야는 좋질 않지만 마치 설국에 온 것만 같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조망하는데 시계는 방향에 따라 불과 수 십미터에서 수 백미터에 불과합니다. (12:01)
이곳 월성치[월성재]의 갈림길 이정표에서 점심을 먹으려다 말고 앞서간 일행을 따라가서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하고 조금 더 진행하기로 합니다. (12:23)
잠시 지나온 봉우리를 돌아봅니다. (12:23)
진행방향인 삿갓봉 가는 능선의 설경이 산객을 유혹하는 듯 장관을 이룹니다. 남사면은 급경사이고 북사면이 완만한 걸 보니 오늘 바람깨나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12:29)
앞서가던 풀꽃향기님, 산조인님 등 일행이 식사를 하는 양지바른 장소에 합류해 소주를 반주로 곁들여 점심식사를 하는데 나중엔 엔돌핀 님등이 함께해 술잔을 나눕니다. 점심 식사 후 친구와 둘이서 진행하다 모처럼 바람없는 따스한 곳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어가는데 석회암 동굴의 石柱마냥 氷柱가 자라고 있어 사진에 담았습니다. (13:14)
겨울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름다운 설경에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한결 가볍고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 (13:17)
이곳 능선에서도 바람이 거세어서 그런지 상고대가 산행객을 반겨 맞아주었습니다. (13:17)
상고대와 함께 올려다본 겨울 하늘도 시리도록 맑게 다가옵니다. (13:18)
사진으로는 그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없을 것 같은 이런 장관을 마음 속에 담으로 산을 찾는 건 아닌지.... (13:25)
조그마한 나뭇가지에도 하얀 눈꽃이 만발해 산객의 발걸음을 늦추게 합니다. (13:26)
방금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남덕유는 남덕유는 보이지 않습니다. (13:26)
삿갓골재 대피소에 닿기까지는 제법 삭풍이 몰아쳐 곳곳에서 이런 상고대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가 있었습니다. (13:33)
삿갓봉이 지척인 이곳에서 갑자기 몰려오는 피로와 시간이 늦을 지도 모른다는 강박감에 정상에 들르지 않고 옆길로 바로 진행합니다. 뒤에 오시는 분이 한 분 인줄 알았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여러 분이 이어서 계속......헐, 이번에도 삿갓봉을 오르지못하는 참사가 벌어지다니, 삿갓봉 정상과의 만남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습니다. (13:40)
못내 아쉬워 계속해서 뒤를 돌아봅니다. (13:43)
간간이 하늘도 올려다보면서 나뭇가지에 맺힌 상고대와 설화도 감상합니다. (13:43)
바람이 잣아들 무렵 삿갓재 대피소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13:55)
이별의 아쉬움에 한 번 더 돌아본 삿갓봉 정상부 전경입니다. (13:48)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해 먼저 이정표를 담은 후 벤치에 앉아 쉬면서 남덕유산 정상 직전에 착용했던 아이젠도 풀어서 정리합니다. 잠시 후 삿갓봉에 들렀다 온 풀꽃향기님과 산조인님 등 일행과 다시 조우합니다. (13:56)
언젠가 설천봉에서 이곳 삿갓재 대피소를 지나 황점마을로 다녀간 적이 있었는데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 삿갓재 대피소 모습을 담아봅니다. (13:57)
내려가는 길은 비교적 한산하고 경사도 초반을 제외하곤 완만한 편이라 쉽게 이동합니다. 그럴수록 죽은 자식 불알만지는 것 처럼 부질없이 자꾸 삿갓봉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 대한 향수마냥 뭔가 아쉬움이 진하게 밀려오는 오늘 산행입니다. (14:22)
야생화가 없다보니 기이하게 생긴 수목에도 관심을 가져 봅니다. (14:38)
삿갓골재도 남향이라 그런지 이상기온 탓에 얼음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15:00)
산행 날머리인 황점마을이 지척입니다. 첫 산행시엔 황점에서 월성치를 지나 남덕유산을 다녀오는 원점회귀산행을 했었는데 오늘은 다른 길로 다녀왔습니다. (15:04)
산행 말미 계곡에서 머리를 헹구고 내려오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엄동설한에도 푸르름을 잃지않는 "노루발풀"입니다. (15:13)
함안군 군북면 월촌리 소재 명문숯불갈비에서 돌솥밥을 먹으면서 반주로 소주 한 잔 곁들여 즐거운 시간을 가진 후 모두들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함께한 모든 산님들과 세상 모든 분들. 을미년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병신년에는 더욱 더 건강하시고 만복이 함께하시길 간구합니다.